art-flow 님의 블로그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공간. 당신의 하루에 작은 울림을 전하는 [문화 예술] 이야기로 초대합니다.

  • 2025. 3. 9.

    by. art-flow

    목차

      1. 두루마리에서 디지털로, 독서는 어떻게 변화했나

      우리가 기록으로 볼 수 있는 독서의 기록은 그리스&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리스 시대는 글은 낱장의 두루마리에 기록하거나 아고라(Agora) 광장에서의 연설 및 토론을 위한 정도로 인식되었습니다. 이때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소리를 전달하는 '음독'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후 기원 5C가 되었을 무렵 기록을 위한 책과, 내면의 생각으로 읽어 내려가는 기록의 책(목차발생)의 분류가 생겨나면서 '묵독'의 개념이 발생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독서의 시초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이어 내려오던 독서문화는 최근 10여 년간 급속한 디지털 시대의 부상과 함께 출판업계와 오프라인 책 관련인들이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포스트 휴먼 시대'인 최근에는 AI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나타난 10-20대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독서 문화가 독서를 다시금 트렌드의 중심으로 돌려놓았습니다. 그리고 AI 기반 추천 시스템이 장착된 ‘디지털 서재 플랫폼’ 기반 북 큐레이션 서비스 등은 독자 개인의 취향과 성향을 분석하여 맞춤형 책을 제공하고 있어 바쁜 현대인들도 부담 없이 독서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부활하는 독서문화'의 ㅇ흐름의 장점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2. 팬덤독서, 텍스트힙, 책 꾸문화' - MZ세대의 독서 트렌드

      최근 독서가 젊은 세대, 즉 MZ세대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으며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다양한 현상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이 바로 '팬덤독서'입니다. 이는 특정 책이나 작가를 중심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독서 모임이나 팬클럽이 형성되는 현상입니다. 단순히 개인의 독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작품을 읽은 사람들이 서로의 감상과 해석을 공유하며 문화적 결속력을 형성하는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소설 '불편한 편의점'이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과 같은 작품을 중심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SNS에서 독서 모임을 만들고, 작가와의 소통을 즐기며 팬덤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텍스트힙(Text Hip)'이라는 현상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텍스트 자체가 트렌디하고 힙한 콘텐츠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의미하며, 최근 SNS상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짧고 인상적인 문장이나 글귀들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실제 사례로는, 작가 김혼비의 '다정소감'이나 손웅정의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 발췌한 문장들이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공유되며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감성 글귀' 계정이나, 짧고 함축적인 메시지로 이루어진 '온라인 문학'이 큰 인기를 끌면서 스낵 콘텐츠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편,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책꾸문화(Book Deco Culture)' 또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책꾸 문화는 독서가 끝난 후 책의 표지나 내지 페이지를 자신의 감성과 개성에 맞게 꾸며서 독서의 흔적을 특별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사례로는, 젊은 독자들이 '아몬드'나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같은 인기 작품의 표지를 마스킹 테이프, 스티커, 일러스트 등을 이용해 꾸민 후 이를 사진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며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틱톡에서는 책의 내용을 간략한 드로잉과 감성적인 메모로 표현한 '북 저널링(Book Journaling)' 영상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강화하고 확산시키는 데는 AI 기반 독서 플랫폼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AI 기반 독서 큐레이션 서비스인 플라이북(Flybook)은 개별 독자의 독서 취향과 성향을 AI 알고리즘으로 세밀하게 분석하여, 독자 개인에게 맞춤형 책을 추천해 줌으로써 독서 경험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 줍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독서가 단순히 정보 습득의 수단이 아닌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표현하는 하나의 놀이로 진화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디지털 독서 (이미지 : 픽사베이. 무료 상업적 이용가능) 
* 출처 : https://pixabay.com/ko/photos/%EB%82%A8%EC%84%B1-%EB%8F%85%EC%84%9C-%ED%84%B0%EC%B9%98-%EC%8A%A4%ED%81%AC%EB%A6%B0-791049/
      디지털 독서 (이미지 : 픽사베이. 무료 상업적 이용가능)

      * 출처 : https://pixabay.com/ko/photos/%EB%82%A8%EC%84%B1-%EB%8F%85%EC%84%9C-%ED%84%B0%EC%B9%98-%EC%8A%A4%ED%81%AC%EB%A6%B0-791049/

      3. AI시대, 다채로운 독서 방식의 등장

      기술 발전은 독서 방식 자체를 다양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첫째로, 오래된 작품이 AI 추천 기술 덕분에 다시금 인기를 얻는 '페이퍼북 역주행 현상'입니다. 고전문학이나 잊혔던 작품들이 AI 알고리즘을 통해 새롭게 발굴되고 있으며, 예를 들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나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과 같은 고전 작품이나 양귀자 작가님의 '모순'같이 20년이 훌쩍 넘은 작품들도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디지털북(e-Book)과 오디오북(Audiobook)도 주목할 만합니다. 출퇴근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에도 쉽게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북 플랫폼 리디북스(RIDIBOOKS)는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 추천으로 새로운 독자층을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오디오북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오디오북 서비스인 스토리텔(Storytel), 오더블(Audible)은 배우, 성우 등 전문 낭독자를 활용하여 책 듣기를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방식은 독서를 더욱 친근하게 만들고, 책과 독자 간의 거리를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를 넘어 하나의 '경험 소비'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트렌디한 북카페, 테마가 있는 독립서점, 독서와 명상이 결합된 힐링 공간 등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의 아크 앤 북(ARC.N.BOOK)은 테마별 공간 구성으로 독서의 흥미를 높이고 있으며, 제주도의 앤트러사이트(Anthracite)는 독서를 커피 문화와 결합해 하나의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로 제안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다양한 액티비티와 독서를 결합한 독서체험 공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요가나 명상과 결합한 '힐링 독서 프로그램'이나 '북스테이(Book Stay)'와 같이 숙박하며 책을 즐기는 문화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간들은 책 읽기를 '새로운 경험'으로 변모시키며, 현대인들이 책을 더욱 깊이 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4. 지속 가능한 독서문화, 가야 할 방향은

      새로운 독서 문화의 부활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몇 가지 우려되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특히 AI 기반 추천 시스템의 편리함이 지나쳐, 독서가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기계적 알고리즘에만 의존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는 독자의 능동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미래의 독서 문화는 AI 기술과 개인의 자발적 선택이 적절히 결합되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AI 기술은 어디까지나 책을 추천하고 편리하게 접근하는 '도구'로 활용되어야 하며, 독자 스스로가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는 능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독서문화는 개인이 책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사회적 가치를 모두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기술과 문화가 융합한 현재의 흐름에서 독서는 더 이상 지루하거나 의무적인 행위가 아니라, 일상의 즐거운 경험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팬덤독서, 텍스트힙, 책꾸문화 등 새로운 독서 트렌드는 이러한 즐거움을 실현하는 좋은 예시입니다. 앞으로는 이 트렌드들이 개인의 문화적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독서 문화는 또한 사회적 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교육 현장에서부터 독서가 단순히 지식을 얻는 수단이 아니라,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핵심적인 문화 활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또한 지역사회와 기업에서도 독서를 장려하는 캠페인이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책 읽기가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개인의 능동성과 사회적 지원이 적절히 결합될 때 독서는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한 문화로 뿌리내릴 것입니다. 그 결과, 미래의 독서 문화는 더욱 풍성하고 가치 있는 삶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