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flow 님의 블로그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공간. 당신의 하루에 작은 울림을 전하는 [문화 예술] 이야기로 초대합니다.

  • 2025. 3. 8.

    by. art-flow

    목차

      1. 서로 다른 두 세계의 동반 성공

      2023년, 극장가는 독특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와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가 동시에 개봉하며, 완전히 상반된 두 영화가 모두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한 진중한 서사와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었고, '바비'는 팝컬처의 아이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발랄하고 풍자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두 영화는 극명하게 다른 분위기와 장르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반 흥행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에도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이번처럼 두 작품이 상호 보완적인 마케팅 효과를 일으키며 밈(Meme) 문화로까지 확장된 사례는 드문 일입니다. 각각의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공식과 관객 심리를 분석하면, 오늘날 콘텐츠 시장에서 중요한 소비 트렌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영화 <오펜하이머>와 <바비>를 통해 보는 '소비문화'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2. 현대인의 심리와 '밈(Meme) 문화'의 영향

      소셜 미디어 시대에 접어들며 현대인의 콘텐츠 소비 방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콘텐츠를 단순히 감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변형하며, 공유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와 ‘바비’의 동시 개봉 현상은 단순한 영화적 특성만이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생성된 ‘밈(Meme) 문화’가 결합하면서 더욱 폭발적인 이슈로 발전하였습니다. 이른바 ‘바벤하이머(Barbenheimer)’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며, 두 영화는 정반대의 분위기와 주제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결합 효과를 창출하는 독특한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관객들은 두 영화의 개봉을 단순한 관람 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이벤트로 받아들였습니다. SNS에서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두 영화를 연속 관람하는 인증을 하거나, ‘바비’의 핑크색 드레스와 ‘오펜하이머’의 클래식한 슈트를 매칭하는 등의 패션 트렌드가 유행하는 등 참여형 콘텐츠가 활발히 생성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현대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고 이를 공유하며 사회적 유희를 즐기는 방식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틱톡(TikTok)과 트위터(X),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에서는 ‘바벤하이머’ 관련 영상과 패러디 이미지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영화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였습니다.

      밈(Meme) 문화는 단순한 장난스러운 패러디를 넘어, 강력한 마케팅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영화 홍보가 공식적인 예고편과 비평가 리뷰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소비자 스스로가 홍보의 주체가 되어 밈을 제작하고 공유하며 콘텐츠의 확산을 돕는 구조로 변화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대중이 직접 콘텐츠에 개입하고 변형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화적 패턴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밈 문화는 현대인의 심리에 깊숙이 자리 잡아, 콘텐츠 소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두 세계관의 결합을 자유롭게 하는 크리슈머 고객의 마음 (픽사베이. 무료 상업적 이용가능 이미지) * 출처 : https://pixabay.com/ko/photos/%EC%86%8C%EC%9C%A0-%EB%A7%88%EC%9D%8C-%EB%B6%84%EB%A6%AC-%EC%82%AC%EB%9E%91-%ED%8D%BC%EC%A6%90-1820675/
      두 세계관의 결합을 자유롭게 하는 크리슈머 고객의 마음 (픽사베이. 무료 상업적 이용가능 이미지)

                             * 출처 : https://pixabay.com/ko/photos/%EC%86%8C%EC%9C%A0-%EB%A7%88%EC%9D%8C-%EB%B6%84%EB%A6%AC-%EC%82%AC%EB%9E%91-%ED%8D%BC%EC%A6%90-1820675/

      3. '코어(Core) 콘텐츠'와 '버즈(Buzz) 콘텐츠'의 공존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 성공하는 작품들은 단순한 오락성을 뛰어넘어, 깊이 있는 메시지와 공감을 함께 제공합니다. 특히, 콘텐츠의 유형을 ‘코어(Core) 콘텐츠’와 ‘버즈(Buzz) 콘텐츠’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는 각각 깊은 서사적 몰입과 대중적 확산성을 기반으로 콘텐츠의 소비 방식이 달라짐을 의미합니다. ‘오펜하이머’는 핵 개발의 역사적 맥락과 인간 내면의 도덕적 딜레마를 심도 있게 탐구하며, 철학적 깊이를 갖춘 ‘코어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지녔습니다. 반면, ‘바비’는 화려한 비주얼과 젠더 및 정체성에 대한 논의를 유머러스하고 대중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며 ‘버즈 콘텐츠’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코어 콘텐츠’는 주로 스토리텔링의 정교함과 작품성이 강조되는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실존 인물의 심리적 갈등과 역사적 맥락을 깊이 있게 조명하면서,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콘텐츠는 관객들에게 사고할 기회를 제공하며, 작품의 내러티브를 곱씹으며 몰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반면, ‘버즈 콘텐츠’는 유머, 화제성, 시각적 자극 등의 요소를 극대화하여 즉각적인 주목을 끌고,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바비’는 대중 친화적인 색채감과 패러디하기 쉬운 서사를 통해 SNS상에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요소들을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이처럼 두 영화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이유는, 깊은 몰입감을 주는 콘텐츠와 가볍고 트렌디한 콘텐츠가 공존하는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오펜하이머’가 영화의 예술성과 철학적 깊이를 통해 장기적인 담론을 형성하였다면, ‘바비’는 문화적 트렌드와 결합하며 대중적 유희성을 극대화하였습니다. 또한, 최근 콘텐츠 소비 트렌드는 특정한 감정적 반응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코어 콘텐츠’가 지적인 몰입과 감성적 공감을 유발하는 반면, ‘버즈 콘텐츠’는 즉각적인 재미와 가벼운 감동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조합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선택을 넘어서, 다층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향후 콘텐츠 시장에서도 이 두 유형의 콘텐츠는 상호 보완적인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며, ‘코어 콘텐츠’와 ‘버즈 콘텐츠’의 균형을 맞추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기업과 창작자들은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여, 심도 있는 서사와 즉각적인 화제성을 결합하는 콘텐츠 기획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4. 영화 소비 방식의 변화 : 크리슈머 경험형 콘텐츠의 확장

      오늘날 영화는 단순한 관람의 개념을 넘어, 하나의 경험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바비'가 흥행한 이유도 단순히 영화의 내용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이를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특히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 사업과 크리슈머(Creative Consumer, 창조적 소비자)의 결합이 영화 산업에서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크리슈머는 단순히 제공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재해석하고 2차 창작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적극적인 참여자로 기능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영화 산업에서 IP 활용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단순한 영화 감상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팬덤 문화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비'의 경우, 단순한 영화적 경험을 넘어 패션, 굿즈, SNS 챌린지, 코스프레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되며 강력한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했습니다. 핑크색 의상을 입고 극장을 찾는 현상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이벤트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크리슈머들이 IP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반면 '오펜하이머'의 경우,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임에도, 팬들은 영화의 배경과 관련된 연구, 패러디 콘텐츠, 영화 속 등장인물에 대한 재해석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크리슈머들은 영화 속 스타일과 분위기를 재현한 영상, AI를 활용한 이미지 생성,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 등을 제작하며 IP의 확장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영화사는 단순한 티켓 판매를 넘어, IP 기반의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은 크리슈머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팬들이 자발적으로 IP를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래 콘텐츠 시장에서 IP 사업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크리슈머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영화 경험을 확장하는 주체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영화 소비 방식이 더욱 다변화되는 시대에, 관객과 제작자가 협력하여 만들어가는 새로운 문화적 흐름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렇게 대비되는 콘텐츠인 '오펜하이머''바비'의 공존적 동반 흥행은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두 영화는 상반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 차이가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였습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하나의 콘텐츠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콘텐츠를 조합하고, 이를 하나의 문화적 이벤트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바비'의 가벼움과 유머, '오펜하이머'의 무게감과 진지함이 대비되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앞으로의 콘텐츠 시장에서도 이러한 대비되는 요소들의 조합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가볍지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콘텐츠와 깊이 있으면서도 대중적인 접근이 가능한 콘텐츠가 함께 공존하는 시대. 이는 단순한 흥행 전략이 아니라, 오늘날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